[2010. 11. 17. 13:13] [Personal Place]



너무 흔해빠진 사상과 이성, 항상 같은 형식의 삶

살면서 읽어왔던 글들, 들었던 음악, 만났던 사람들.

내 방안에 도배된 같은 패턴의 벽지와 다를게 없다.

점점 바래져가고, 처음엔 눈에 들어오다가도 나중엔 그 답답함과 단조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금새 달아나 버린다.

그렇지만 어딜 돌아다녀도 그저 똑같은 조형물들로 가득찬 세상만 보게 될뿐, 나의 매말라버린 시각을 사로잡는 곳은 매우 드물다.

이 생활에 있어서 필요악인가 싶을정도로 매말라버린 감정은 겉잡을 수 없이 내 뼛속 깊숙이 절어들어갔다.

수박 겉핥기식의 인간관계와 깊이없는 이성에 대한 갈구는 나의 목을 점점 더 조여오고, 어떤 것이 옳고 그른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흐려지고 있다. 무엇을 탓할 것이며, 누구를 탓할 것인가.

아무도 오지 않는 망자의 무덤에 달려가 엉엉 소리내며 한없이 울어보면 가슴이 트일까. 그렇지 않으면 여행을 떠나 며칠동안 이 곳을 떠나볼까.

그래, 누군가 말했듯이 나에게는 내 마음이 쉴 수 있는 안식처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.

하지만 이제는 그 어떤 여행도, 어떤 사람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.

그 어떤 글도, 음악도 감동이없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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